기괴한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다 보았는데도 이 영화에 나온 인물의 이름은 생각나지 않고 그저 콘크리트 블럭이 오르내리는 모습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식인의 장면이 그저 잔인한 장면이 아니라 어쩔수 없는 슬픈 장면으로 비쳐지는 이 영화의 제목은 바로 "더플랫폼" 입니다.
스페인 영화라는 것과 94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는 영화라는 것 말고는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이 그저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Btv를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SF 스릴러라는 영화 소개에서 주저없이 플레이를 눌러버렸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한 남자가 자신의 의지로 구덩이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구덩이는 감옥과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이며 수직으로 만드러진 공간입니다. 각 층마다 2명의 사람이 머물며 매달 수면가스가 나와서 잠이 들고 나면 자신의 층이 바뀝니다.
문제는 음식입니다.
음식은 제일 상층에 있는 1층에서부터 내려옵니다.
그런데 제한된 음식은 최하층인 333층까지 내려오기 전에 이미 모두 끝이 납니다.
심지어 자기가 먹고 남은 음식에다라 침을 뱉고 오줌을 누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200층 아래로 내려오는 음식의 양은 0입니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물로만 버티다가 결국 같은방에 있는 사람을 죽여서 인육을 먹으며 연명하기 시작합니다.
극한상황에서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주인공 역시 181층에 머물며 한달을 버티지만 결국 그는 같은방에 있는 노인이 자신을 죽여서 먹으려는 것을 알게되고 자신이 죽는 대신 그 노인을 죽이게 됩니다.
그렇게 남은 한달을 겨우겨우 살아남아 다시 한달이 되는 순간 윗층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식인을 하는 장면이 가끔 나옵니다. 보는 사람들은 징그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기존 영화 '호스텔'같은 곳에서 보여주던 인간의 잔인함, 즉 재미를 위한 인간의 잔인함이 아닌 인간이 생존권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잔인해지는 것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진행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결국 모든 사람은 그런 환경이 오면 그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을 교과서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사회의 단상
최상층, 즉 우리 사회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 부류에서는 절대로 자신의 부를 아래계층과 나누지 않습니다.
99%의 흙수저는 결국 1%의 금수저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 중, 대중은 개나 돼지 같은 존재라는 것이 결국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입니다.
모두가 같은 양을 나눠서 먹겠다고 하면 사실상 333층까지도 모두가 한달을 버틸 수 있는 음식의 양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식은 100층을 도달하기 전에 끝이 납니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그런 것입니다.
구덩이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각자 하나씩 자신의 물건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키우던 애완견을 가지고 오는 여자도 있고, 칼을 가지고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인공은 돈키호테라는 책을 가지고 와서 매일 밤 책을 읽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가장 멍청한 돈키호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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